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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항공, 숙박/국내여행

코로나19에 여행은 언제쯤…가족·친구와 ′집콕·랜선여행′

by newly everyday 2020. 5. 14.

 

코로나19에 여행은 언제쯤…가족·친구와 '집콕·랜선여행'

 

전문가 "여행 욕구 잠시 참자는 연대의식…'희망적인 속임수'"

 


한 엄마가 딸 사진을 합성해 만든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직업군인인 남자친구와 6년째 만나고 있는 김모(25)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이 제한됐던 남자친구와 최근 두 달 만에 재회했다.

 

외출과 외박이 가능해진 남자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은 더없이 반가웠지만, 3월 중으로 계획했던 말레이시아 휴양지로의 여행이 취소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에 김씨는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 배경을 휴양지의 해변 모습으로 편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배경을 손보니 서툰 솜씨에도 마치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처럼 보였다.

 

김씨는 "코타키나발루에서 노을을 볼 수도 있었는데 사진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려 편집을 해 봤다"면서 "시간이 생긴다면 부모님과의 합성 사진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기념일과 휴일이 이어지면서 가족과의 해외여행을 상상하는 '랜선 여행'도 인기다. 9일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니 '랜선여행', '방구석여행' 등 태그를 단 게시물이 2만여건에 달했다.

 

3살 딸을 키우는 이모(38)씨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은 딸에게 '랜선 세계여행'을 선물했다. 집 앞에서 찍은 딸 사진을 합성해 로마의 한 거리에서 노란색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잠옷을 입은 채로 항공기 날개 위에 앉아 있는 사진도 있었다.

 

이씨는 "가정의 달이라 행사가 많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중이라 멀리 나가기가 어려워 아이에게 작은 이벤트를 해준 것"이라면서 "가족들도 다들 재미있어하는 반응이라 뿌듯했다"고 말했다.

 

5살 아들을 키우는 장대원(30)씨는 한라산 백록담을 배경으로 아들과 아내의 사진을 합성해 올렸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부모님의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다녀오고 싶어 만들었다"면서 "가족이 둘러앉아 합성 사진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했다.


[장대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진 합성은 일종의 속임수지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위기 극복의 의지를 드러내는 '희망적인 속임수'"라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다들 여행을 가고 싶겠지만 감염 위험이 줄어들 때까지 같이 참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상황"이라면서 "편집한 사진들을 혼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SNS에 공유함으로써 연대 의식을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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